사회적기업 오해와 진실, 5년 차 기획자의 고백

사회적기업 오해와 진실, 5년 차 기획자의 고백

사회적기업에서 일을 하다보면 많은 오해를 듣게 됩니다. 사회적기업가로 사는 것이 힘들지 않은지, 어떻게 그렇게 살수 있는지 묻습니다. 처음에는 하나 하나씩 모두 해명을 했었고, 하나하나 설명했지만 솔직히 지치기도 했습니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설명해야 할지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사회적기업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정리하고, 이해를 도울 필요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섹터의 고유성이 있기에 어려워 하시는 것을 잘 압니다. 그리고 의외로 일반 섹터와 다르지 않은 부분도 많아서 헷갈리실 수 있습니다. 고유성과 의외성이 혼재 된 영역이라 더욱 어려워 하시지만, 그리 어렵지 않으니 아래 본문을 따라 천천히 읽어주시면 감사 드리겠습니다.

사회적기업 오해와 진실, 5년 차 기획자의 고백

사회적기업은 비영리잖아? 돈은 어떻게 벌어?

가장 많은 오해를 받은 부분 입니다. 사회적기업은 모두 비영리단체 아니냐, NGO가 사회적기업 아니냐. 하는 오해입니다. 결론부터 말씀 드리면, 모든 사회적기업이 비영리인 것은 아닙니다. 비영리로 운영되는 단체나, 기업도 분명히 있습니다. 그러나 사회적기업은 영리기업입니다. 영리의 모습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목적을 가진 혁신형 영리기업입니다. 사회적기업도 돈이 없으면 지속할 수 없고, 문제 해결도 할수 없습니다.

사회적기업은 지원금으로 운용된다.

이 또한 대표적인 오해입니다. 사회적기업을 한다고 하면 국가에서 지원받아 운영하는 회사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회적기업 중 국가의 직접 지원을 받는 곳을 없을 것 입니다. 일반적인 중소기업과 동일한 지원 정책 및 중기부의 도움을 받을 순 있지만, 오직 지원금으로 운영되는 경우는 한 곳도 못봤습니다. 그렇게 운영될 수도 없구요.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사회적기업도 영리기업으로 돈을 법니다. 직접 번 돈 혹은 IR을 통해 유치한 투자금으로 운용됩니다. 이에 더해, 국가 및 재단, 단체에서 제공하는 지원정책에 공모하고 선정되는 경우는 있겠습니다. 그러나, 모든 사회적기업이 지원금으로 운용되는 것은 정말 큰 오해입니다.

사회적기업은 사회복지 전공자가 많다.

많습니다. 그러나 따져보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일반적인 기업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사회복지 전공자보다 경영학 전공자가 더 많은 것 같고, 영문학이나 미디어학과 같은 보편적인 학과도 많습니다. 사회복지 전공했다고 메리트나, 이익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전체적으로 파악을 누군가 해주면 좋겠지만, 데이터는 없는 것 같습니다. 경험에 따르면 국제협력 전공을 많이 만났습니다. 환경공학 전공도 많았고, 이공계 출신도 많았습니다. 사회적기업에 다닌다고 모두가 사회복지를 전공하진 않았음을 말씀드리는 바 입니다.

사회적기업은 이직이 어렵다.

‘사회적기업으로 커리어를 시작하면 이직이 어렵고, 사회적기업 내에서 이직을 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정말 자주 듣습니다. 이건 정말 정확하게 말씀드리면, 개인 역량입니다. 사회적기업에서 사회적기업으로 가는 경우도 분명히 있습니다. 그러나 대기업, 그 외의 직군으로 이직하는 케이스도 정말 많이 봤습니다.

사회적기업에는 콜렉티브 임팩트라는 개념이 존재합니다.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 사회적기업이 있고, 이를 돕는 중간지원조직, 투자사, 공공기관, 사회공헌부서, 언론사 등. 다양한 조직이 함께하고 있다는 뜻 입니다. 사회적기업에서 사회적기업으로 가는 경우도 많겠지만, 이직을 한다면 주로 이 안에서 이뤄지는 것 같습니다. 더욱이, 대기업 사회공헌 담당자가 사회적기업 창업을 하는 경우. 사회적기업 창업자가 사업을 정리 후 투자사로 이직하는 경우 등. 정말 다양합니다. 이직 어렵지 않습니다. 개인 역량이 다를 뿐 입니다.

사회적기업은 경쟁력이 없다.

경쟁력이 없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오만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철학의 빈곤에서 출발했다고 말합니다. 이건 제가 말한 것이 아니라, 소셜섹터 내 저명한 대표님의 말을 인용한 것 입니다. 철학의 빈곤인 이유는 앞서 언급한 대표님이 2006년에 진행 된 글로벌 비즈니스 대회 top5에 들었을 때, 대표님 회사를 제외한 4개 글로벌 회사 모두 사회적기업이었습니다. 특정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솔루션을 가지고 있었다는 의미 입니다. 2016년 아닙니다. 2006년의 일 입니다. 더불어, 마이클 포터 교수가 유명 대학 경영학과 졸업예정자를 대상으로 취업희망 회사를 조사했을 때 대부분 ‘TFA’를 가고 싶다고 했습니다. 교육 곤란지역에서 교육하는 비영리단체 입니다. 서양 사회가 비즈니스 사회문제에 진심인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들과 우리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철학일 것 입니다.

미국의 비영리단체 티치포아메리카 로고
미국의 비영리단체 TFA 로고

 

사회적기업은 연봉이 적다.

네. 적습니다. 아마도 법정 최저임금 수준일 것으로 예상합니다. 모든 기업의 연봉을 아는 것이 아니기에 조심스럽지만, 대기업에 비하면 당연히 적을 겁니다. 그러나, 정규직의 경우 인센티브가 보장되어 있거나 지분을 받는 등의 메리트도 있습니다. 이건 각 사회적기업 사정에 따라 다를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렇지만, 제가 경험한 결과 전반적으로 고연봉자가 많은 시장은 아닙니다.

사회적기업은 복지가 없다.

기업의 복지는 곧 기업이 가진 예산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데요.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달라질 오해입니다. 당연히 대기업에 비하면 적겠지요. 그러나 회사 보육 시설이 최초로 시작 된 곳이 ‘파타고니아’입니다. 한국 기업이 아니라서 정확한 비교로 삼기 어렵지만, 파타고니아는 글로벌 사회적기업 중 최고의 기업입니다. 사회적기업은 예로 부터 직원 복지가 아닌, 함께 하는 구성원의 이해 관계에 대해 고민하는 조직문화가 있습니다. 복지의 개념이 아니라, 구성원의 이해 관계 측면으로 봐야합니다.

사회적기업은 망할거다.

망하지 않을 겁니다. 망하는 기업도 있겠죠. 그러나 사회적기업이 모인 섹터, 소셜섹터는 망하지 않을 겁니다. 아마 앞으로 더 커질 것이고, 더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 것 입니다. 국가의 정책 방향이나 투자사의 펀드가 이 곳으로 모입니다. 그 이유는 사회문제가 더 심각해지고, 사회적 약자가 처한 상황이 더더욱 어려워지기 때문에 이를 해결 할 기업가가 필요합니다. 망하지 않을 것이라 자신있게 말씀 드립니다.

사회적기업은 돈이 많아야 창업할 수 있다.

창업은 누구나 할 수 있고, 돈이 많으면 지속하기에 유리할 것 입니다. 돈이 많으면 굳이 캐시카우가 필요하지 않을테니 지속하고, 유지하는데 도움을 될 것 입니다. 그러나 지속가능성이 현저히 떨어집니다. 기업이 유지하는데 단순히 창업자의 자본만 존재하고, 사업의 구조가 없다면 사회적기업이 아닌 개인의 재단으로 보입니다. 돈이 많으면 좋겠지만, 돈이 많기 때문에 사회적기업을 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일반 기업 창업과 동일한 맥락입니다. 그리고 이 오해 또한 사회적기업은 영리 추구를 안한다는 오해에서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사회적기업도 일반 기업과 다르지 않게 돈 벌 궁리를 합니다.

사회적기업가는 경영자만 의미한다.

CEO가 사회적기업가인 것은 맞습니다. 기업가라는 의미 안에는 경영적 측면이 녹아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섹터에서는 모두가 사회적기업가 입니다. 사회적기업 안에서 어떤 역할을 맡았으냐에 따라 불리는 이름이 다를겁니다. 이건 일반 기업과 개념을 같이 합니다. 개발자, 디자이너, 기획자 모두 동일합니다. 저도 기획자로 일하고 있지만, 스스로를 사회적기업가로 생각합니다. 문제 해결에 이바지하고 있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우리들의 공통 목적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스스로를 사회적기획자로 명명했습니다. 이왕 개발하고 디자인하고, 기획할 거 사회 문제 해결하면서 살아보는 것 어떠신가요?

마지막으로, 사회적기업가는 슈퍼히어로다.

사회적기업가로 살다보면 대단하게 바라보는 눈을 자주 만납니다. 마치 영웅이나 위인으로 보는 경우가 있는데요. 절대 그렇게 오해 하시면 안됩니다. 사회적기업가는 일반 기업가와 동일한 노동자이고, 회사원입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지 벌써 문제를 해결한 것도 아니구요. 슈퍼히어로와 같은 능력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닙니다. 부디, 우리를 평범하게 봐주세요. 정말 평범한 사람들입니다.

이상입니다. 풀리지 않은 오해가 있으시면 아래 답글 혹은 메일로 연락주세요. 제가 아는 수준에서, 5년 차의 시각으로 우리 섹터를 친절하게 설명드리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임팩트플러스의 사회적기획자 B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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