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여담 : 기획은 치킨을 배달하듯이

기획은 치킨이다.

배달 음식을 먹었던 경험을 떠올려보자. 수 많은 브랜드, 종류와 맛 중 단 한가지를 선택해야 했다. 고민의 과정과 여러 조건을 순간적으로 비교하면서 내린 결정! 그리고 한 끼에 사용한 비용, 배달을 기다리는 시간까지 투자되었다. 하나의 음식을 먹기까지 수 많은 과정과 고민을 겪어야 했다. 자연스레 맛을 향한 기대는 커져있고, 배고픔은 더욱 커져있다.

그리고 도착한 치킨이 차갑게 식어 있다면 어떤 기분일까? 맛이 없다면 어떨까?

기획하는 일은 하나의 치킨을 배달하는 과정과 닮아있다. 고객 중심적인 작업 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고객이 나의 기획을 받았을 때 만족해야 한다는 것이다. 고객은 수 많은 기획자들, 어쩌면 수 많은 회사 중에서 나를 선택했을지도 모른다. 친한 사이, 일했던 사이 여서 선택한 것도 충분히 가능하지만 확실한 사안은 ‘나를 선택’ 했다는 사실이다.

고객이 나에게 기획을 맡겼다면, 고객이 만족스러운 결과를 도출해야 한다.

치킨을 주문하기 까지의 고민, 기다린 시간, 사용한 금액을 생각하면 우리는 쉽게 치킨을 튀길 수 없을 것이다. 고객이 기다린다는 사실을 인지한다면 배달을 게을리 할 수 없을 것이다. 고객이 하나의 작업을 의뢰하기까지의 고민, 맡겨주고 기다려준 시간, 나에게 지불한 금액을 언제나 생각해야 한다.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자는 것이다. 기획자는 자신의 기획에 취해 고객중심사고를 하지 못하는 때가 많다.

부끄러운 고백을 하자면 영상 일을 할 때 고객이 만족하지 못한 영상을 납품 했었다. 내 딴에는 최선을 다했으나, 고객 입장에서는 한 없이 부족한 것이다. 클레임을 받고 수정을 하여 전달 했으나, 고객은 불만족했다. 이후 그 고객은 나를 찾지 않았고, 고객을 만족하는 영상을 만들지 못한다는 사실이 꽤나 괴로웠다. 이는 내가 영상에 재능이 없음을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그 후의 나는 영상 의뢰가 들어와도 수락하지 않는다. 영상을 납품 했을 때 만족시킬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획은 다르다. 재능이 있다고 생각하고, 이를 정말 진심을 다해 작업한다. 나의 기획이 고객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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